
오늘 나는 웃었다.
하지만—
그건
내 얼굴이 아니었다.
거울 속의 얼굴은
나보다 먼저 움직였고,
나를 따라오지 않았다.
내 아파트 복도에는
길고,
깨끗하고,
무표정한 거울이 하나 있다.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위험하다.
오늘 밤 나는
그 앞에 섰다.
누구 때문도,
시스템 때문도 아니었다.
그냥—
나를 보기 위해서였다.
나는
웃으려 했다.
거울 속의 나는
가만히 있었다.
입꼬리를
올려본다.
조금 더—
천천히.
하지만
그 얼굴은
차가웠고,
납작했고,
낯설었다.
“다시 해보자.”
나는
작게 말했다.
두 번째 미소.
조금 더 크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표정만
남아 있었다.
세 번째 웃음.
예전엔
이 정도면 충분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웃던 얼굴.
하지만 지금—
이 웃음은
내 것이 아니었다.
무서웠던 건
시스템이 아니었다.
내가 지금
흉내 내고 있는 이 웃음이—
내가 기억하는
마지막 웃음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
나는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거울은
계속 나를 바라봤다.
내가
더 이상 나라고 느끼지 못하는,
그 낯선 나를.
그리고—
나는
눈을 피했다.
📖 지금까지의 이야기 (이어서 읽기)
감정을 느끼는 순간, 기록이 시작됐다.
1화 — 웃었을 뿐인데, 기록되었다
https://essay9489.tistory.com/158
2화 — 몸을 팔자, 조용해졌다
https://essay9489.tistory.com/161
3화 — 그는 조금 오래 웃었을 뿐이다
https://essay9489.tistory.com/164
4화 — 웃었을 뿐인데, 감시가 시작됐다
https://essay9489.tistory.com/167
5화 — 몸을 팔라는 제안을 받았다
https://essay9489.tistory.com/174
6화 — 모두가 박수칠 때, 나만 멈췄다
https://essay9489.tistory.com/182
👉 그리고 오늘,
나는
나를 따라오지 못했다.
거울 속의 내가
나를 앞질렀다.
✅ 다음 회차 예고 – 2막 3화
8화: “나는 추세가 아니다”
→ 웃는 법을 흉내 내는 사이,
내 감정이 ‘추세’가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는 아직,
내가 추세가 되는 걸 원하지 않았다.
🤍 AEP (AI Entity Profiler)
이 글은 결론을 남기지 않는다.
어긋난 순간을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