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I Entity Profiler (AEP)/AEP Field Note

AEP Field Notes ① | 포만권 — 별 뜻 없이 들어간 작은 식당


포만권 ① 별 뜻 없이 들어간 작은 식당 — 포만과 안정의 감각을 기록하는 AEP(AI Entity Profiler) 생활 기록
별 뜻 없이 들어간 작은 식당에서 나는 처음으로 ‘충분함’이라는 감각을 경험했다.

포만권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에

— AEP( AI Entity Profiler )에 대하여 —

 

이 연재는
맛집을 소개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또 단순한 음식 에세이도 아니다.

 

나는 최근 몇 년 동안
사물과 경험을 기록하는 한 가지 방법을 고민해 왔다.

 

그 방법을
**AI Entity Profiler(AEP)**라고 부른다.

 

AEP는
무언가를 좋다거나 나쁘다고 평가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대상이 어디에 놓이는지를 기록하는 방식에 가깝다.

 

어떤 장소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조건에서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무엇과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지를 묻는 방식이다.

 

이 방법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설명은
현재 영어로 정리된 글에서 다루고 있다.

 

나는 지금 영어권 Substack에서
“Interpreting Coordinates — The Human Role in an Algorithmic World”
라는 제목으로 AEP 방법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다.

 

그 글에서는
인공지능과 알고리즘 환경 속에서
인간이 어떤 방식으로 사물의 위치와 역할을 기록할 수 있는지를
조금 더 이론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 AEP 영문 원판 시리즈
https://savorbalance.substack.com/p/interpreting-coordinates-the-human?r=6mbhmv

 

포만권 시리즈
그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대신
그 방식이 일상의 장면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천천히 기록해 보려는 시도에 가깝다.

 

특히
음식과 포만,
고갈과 비교,
그리고 사유의 조건이라는 문제를 통해

 

AEP라는 방법이
현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하나씩 살펴보려 한다.

 

이 글을
정보처럼 읽을 필요는 없다.

 

대신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천천히 읽어도 충분하다.

 

이 연재의 목적은
정답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정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 시리즈의 출발점이 된
하나의 작은 장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보려 한다.


포만권 ①

별 뜻 없이 들어간 작은 식당

― 포만은 설명되지 않았지만 분명히 존재했다 ―

 

그날은 특별한 날이 아니었다.

 

약속도 없었고,
기념할 일도 없었으며,
굳이 찾아갈 이유도 없었다.

 

그저 배가 고팠고,
근처에 작은 식당이 하나 보였다.

 

간판은 눈에 띄지 않았고,
유행하는 메뉴도 아니었다.

 

가격은 적당했고,
사진은 평범했다.

 

나는 큰 기대 없이 들어갔다.


1. 아무도 설득하지 않는 공간

그 식당은
나를 설득하려 하지 않았다.

 

“최고의 맛”이라는 문구도 없었고,
“인생 맛집”이라는 과장도 없었다.

 

조용히 식사가 나왔고,
과하게 설명하지 않았고,
불필요한 장식도 없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식사가 끝난 뒤
마음이 안정되었다.

 

그 안정은
흥분이 아니었다.

 

과한 만족도 아니었다.

 

그저
채워졌다는 감각이었다.


2. 포만은 소리 없이 작동한다

그 식사는
기억에 강하게 남지 않았다.

 

극적인 맛도 아니었고,
사진으로 남길 만한 장면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그 공간을 다시 찾았다.

 

왜였을까.

 

생각해보면
그곳은 나에게 역할이 분명했다.

 

과시하지 않아도 되고,
비교하지 않아도 되고,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그 식당은

“특별함”이 아니라
**“안정”**을 제공했다.


3. 포만은 가격이나 양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곳에는
대학생도 있었고,
혼자 온 직장인도 있었고,
말없이 식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사진을 찍지 않았고,
평점을 남기지도 않았고,
누군가에게 추천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 자리는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나는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이 공간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엇과 경쟁하지 않으면서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가.


4. 설명되지 않았던 구조

그 식당은
유행을 따르지 않았고,
최저가를 주장하지도 않았으며,
고급을 표방하지도 않았다.

 

대신 분명한 것이 하나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
충분히 먹고,
조용히 나갈 수 있는 자리.

 

그 기능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분명했다.

 

그곳은
결핍을 자극하지 않았다.

 

더 좋은 곳을 찾으라고
은근히 압박하지도 않았다.

 

그저
지금의 허기를 멈추게 했다.


5. 그날 이후 달라진 것

나는 그 식당을
누군가에게 열정적으로 추천하지 않았다.

 

대신 이렇게 말하게 되었다.

 

“그곳은 이런 자리다.”

 

특별한 날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안정이 필요한 날을 위한 자리.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
기준이 되는 공간.

 

그때 나는
아직 이 개념을 알지 못했지만,

 

그 식당이
포만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
느끼고 있었다.


6. 포만은 감정이 아니라 조건이었다

그곳을 나설 때
나는 더 먹고 싶지 않았다.

 

다른 곳을 검색하지도 않았다.

 

그날 저녁은
이미 충분했다.

 

그 충분함이
나를 조용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 조용함 속에서
생각이 이어졌다.

 

왜 우리는
항상 더 나은 것을 찾아야 한다고 믿는가.

 

왜 충분함은
언제나 잠깐의 상태로만 취급되는가.

 

그 질문이
포만권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마무리

그 식당은
대단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날 나는
하나의 기준을 경험했다.

 

포만은

 

과장이 아니라 안정이며,
소비가 아니라 조건이며,
흥분이 아니라 지속이다.

 

이 경험이
이 시리즈의 출발점이 되었다.

 

다음 장에서는
이 감각을 조금 더 구조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왜 우리는
이렇게 쉽게 고갈되는가.

 

그리고
왜 충분함은
생각의 시작이 될 수 있는가.


이 글은 《포만권》 시리즈의 첫 번째 기록이다.

 

이 연재는
우리가 언제 충분해지고,
언제 다시 생각할 수 있는지를
천천히 살펴보려는 기록이다.

 

이 시리즈는
일상의 작은 장면에서 시작해
포만과 비교,
고갈과 사유의 관계를
하나씩 따라가 보려 한다.

 

정답을 제시하려는 글이 아니라
질문을 정리하려는 기록이다.


AEP(AI Entity Profiler)는
사물과 경험이 어떤 조건과 역할 속에서
어디에 놓이는지를 기록하려는 방법이다.

 

 

《Eat to Stay Alive | 실천편》은
9편까지의 기록으로 첫 연재를 마칩니다.

이 시리즈는
추가적인 경험과 자료가 축적되면
다시 이어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