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천편 1이
식사의 기본 구조를 다뤘다면,
실천편 2는
그 구조가 현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기록했다.
싸게 먹는 기술이 아니라,
밑반찬으로 완성되는 한 끼.
국 하나로 배를 채우는 식사가 아니라,
한 끼의 리듬을 만드는 방식에 대한 기록이었다.
그리고 이번 글은
그 구조가
가장 먼저 무너지는 지점을 다룬다.
탕수육이다.
탕수육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포기하는 음식 중 하나다.
기름이 많을 것 같고,
집에서 만들기 번거롭고,
한 번 실패하면
다시는 안 하게 될 것 같다는 이유로
대부분은
“밖에서 사 먹는 음식”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 시리즈의 기준으로 보면
탕수육은
배제할 음식이 아니다.
다뤄야 할 음식이다.
왜 지금, 이 음식을 이야기하는가
우리는 지금
음식이 가장 화려한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몸을 가장 쉽게 소모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초가공식품은 일상이 되었고,
‘건강한 음식’은 점점 비싸졌다.
마치 몸을 지키려면
계속 돈을 써야만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시리즈는
그 전제를 의심하는 데서 시작한다.
몸을 유지하는 식사가
반드시 비쌀 필요는 없고,
매번 밖에서 사 먹을 필요도 없다.
일상에서 감당 가능한 식사로
몸을 지키고,
남은 자원은
주거와 미래 같은
더 중요한 선택에 남겨두자는 제안.
이 글은
그 생각을
실제 음식으로 옮긴 기록이다.
그래서 실천편 3은,
가장 먼저 포기되는 음식부터 다룬다.
탕수육이 유난히 어렵게 느껴지는 진짜 이유
사람들이 탕수육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늘 같다.
- 고기가 질기다
- 튀김이 눅눅하다
- 소스가 시판 맛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건 요리 실력의 문제가 아니다.
선택과 순서의 문제다.
특히
- 고기 부위
- 전처리
- 튀김 온도
이 세 가지만 제대로 잡아도
탕수육의 절반은
이미 끝난다.
왜 하필 돼지고기 뒷다리살인가
뒷다리살은
탕수육용으로 늘 뒷전이다.
- 지방이 적고
- 근섬유가 곧고
- 그냥 쓰면 질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식 탕수육의 구조를 생각하면
이건 단점이 아니라 조건이다.
탕수육의 핵심은
육즙 폭발이 아니다.
- 쫀득한 고기 조직
- 바삭한 튀김 껍질
- 과하지 않은 기름기
전처리가 전제된다면
뒷다리살은 오히려
깔끔하고 부담이 적다.
저지방 단백질 위주의 육류는
고열 조리 시에도
지방 산화 부산물 생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¹
비용과 재료의 현실성
이번에 사용한 고기는
냉장 돼지고기 뒷다리살 블록.
- 약 600g / 5,000원대
- 100g당 약 700원 수준
전분, 설탕, 식초, 케첩,
당근 몇 조각, 기름까지 포함해도
총원가는
6,000원 안쪽이다.
남녀 한 쌍이
너무 맛있게 다 먹는 양이다.
남길 생각이 있다면
1kg이 맞다.
승부는 전처리에서 끝난다
- 결 반대 방향으로 3~4cm
- 찬물 10~20분 핏물 제거
- 소금 한 꼬집, 후추
- 맛술 1큰술
- 전분 1큰술
전분은 반죽 재료가 아니다.
수분 보호막이다.
이 단계에서
질김의 절반은 사라진다.
튀김 반죽과 온도는 단순하게
- 감자전분 100%
- 물은 조금씩
- 식용유 1큰술
튀김 온도는
감이 아니라 도구다.
- 1차: 170℃ / 2~3분
- 2차: 190℃ / 1분 내외
온도만 지켜도
탕수육은
갑자기 쉬워진다.
대충 레시피로 따라가는 조리 흐름 (600g 기준)
이 레시피는
외우라고 있는 게 아니다.
흐름을 이해하라고 있다.
1️⃣ 고기 썰고 핏물 빼기
2️⃣ 밑간 + 전분으로 보호막
3️⃣ 소스 먼저 만들기
- 물 1컵
- 설탕·식초 각 3큰술
- 간장 1큰술
- 케첩 1큰술(선택)
- 전분은 반드시 찬물에 풀어 조금씩
4️⃣ 반죽
- 전분 1컵 기준
- 물은 1/4컵부터
- 최대 1/2컵
- 흐르지 않고 고기에 달라붙게
5️⃣ 1차 튀김
6️⃣ 식힘 → 보관 가능
7️⃣ 2차 마무리 (기름 or 에어프라이어)
8️⃣ 찍먹
만들어 보고 나서야 알게 된 것들 (실제 기록)
이 탕수육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다만,
돌발 상황은 반드시 생긴다.
전분은
바로 넣으면 안 된다.
나는 넣었다.
그 결과,
소스 안에
전분 새알이 대량 생성됐다.
(진짜다.)
반죽 물은
조금씩 넣어야 한다.
나는 한 숟가락만 넣었다.
그 결과,
전분 가루 속에
바둑알 두 개가 들어 있었다.
이건 실패가 아니다.
다음에 당황하지 않게 해주는 데이터다.
양과 소스에 대한 현실 판단
- 600g → 둘이 맛있게 다 먹는 양
- 남길 생각이면 → 1kg
- 소스는 → 2배가 기준
소스는 남아도 괜찮다.
부족하면
바로 체감된다.
보관과 재사용이라는 선택지
1차 튀김까지만 하고
식혀서 소분하면
냉장·냉동 보관이 가능하다.
먹을 때는
2차만 하면 된다.
- 기름 190℃ / 1분
- 에어프라이어
180℃ / 5~7분
(냉동은 8~10분)
에어프라이어가 없다면, 기름을 관리한다
나는 라드유를 쓴다.
- 튀김 전용 냄비
- 정해진 양만 사용
- 완전히 식힌 뒤 거름
보관은 두 가지.
- 용기에 담아 냉장·냉동
- 또는 냄비를 씻고
기름만 다시 부어
냄비째 김치 냉장고
식용유의 반복 고열 가열은
지질 산화물 생성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된다.²
그래서 기름은
버리는 게 아니라
관리하는 자원이다.
파인애플이 없으면, 귤
귤도 없으면… 사과 (차선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파인애플이 없어서
귤 한 개를 까서 사용했다.
흰 부분을 조금 더 다듬고
소스에 넣었더니
결과는 아주 좋았다.
산미도 충분했고,
단맛도 과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과일의 이름이 아니다.
이 소스는
특정 재료에 의존하지 않는다.
산미라는 구조만 있으면 된다.
이 탕수육이 몸에 주는 것
이 음식은
싼 음식이 아니다.
몸을 소모하지 않는 음식이다.
- 단백질 밀도 높은 뒷다리살
- 내가 선택한 기름
- 내가 조절한 당과 나트륨
- 가공 없는 조리 경로
고지방·고열 조리 음식은
섭취 빈도보다
연속 섭취 여부가
대사 부담에 더 큰 영향을 준다.³
그래서 이 탕수육은
자주 먹지 않는다.
연속으로 먹지 않는다.
주력 식사가 아니다.
하지만
기준을 알고,
통제할 수 있다면
버릴 필요도 없다.
그래서 이 탕수육은 어떤 음식인가
자주 먹을 음식은 아니다.
하지만
- 구조를 이해했고
- 실수 지점을 알았고
- 보관과 재사용이 가능해졌다면
탕수육은
도전 요리가 아니라
생활 안으로 들어오는 선택지가 된다.
한 줄 정리
탕수육은
기름진 위험 음식이 아니다.
기름과 순서를
다룰 줄 알면,
몸을 지키는 선택지가 된다.
이 글은
탕수육을 권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탕수육을
버릴 필요가 없다는
기준을 남기기 위한 기록이다.
각주 / 참고문헌
- USDA FoodData Central.
Pork, fresh, leg (ham), lean only.
— 돼지고기 뒷다리살의 단백질·지방 구성 자료. - Choe, E., & Min, D. B. (2006).
Mechanisms and factors for edible oil oxidation.
Comprehensive Reviews in Food Science and Food Safety.
— 식용유의 반복 가열과 산화 메커니즘. -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Diet, Nutrition and the Prevention of Chronic Diseases.
WHO Technical Report Series 916.
— 고지방 음식 섭취 시 ‘빈도 vs 연속성’에 대한 보고.
🔔 다음 편 예고
기름보다
더 쉽게 무너지는 음식.
자주 먹게 되고,
그래서 더 관리가 필요한 것.
🍜 국물 떡볶이
〈Eat to Stay Alive〉 실천편 4
— 국물 떡볶이를 다루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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