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좌파냐 우파냐를 묻는 건, 거울에 정답을 기대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진짜 중요한 건 우리가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가입니다.
🧠 우리는 왜 AI에게 그렇게 묻는가
우리는 종종 AI를 시험대 위에 올린다.
팔짱을 낀 채 근엄한 판사라도 된 것처럼 묻는다.
“너는 좌파 성향이니, 우파 성향이니?”,
“A제품이 나아, B제품이 나아?”
이렇게 우리는 AI가 감춰둔 ‘정답’을 듣고 싶어한다.
그래서 그 녀석의 ‘정체’를 파악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우리가 간과하는 것이 있다.
이런 질문들 앞에서 AI는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우리 자신을 비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 AI는 편향된 판사가 아닌, ‘우리’의 거울이다
AI는 편향된 판사가 아니라,
우리가 든 ‘거울’이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질문에는 어리석은 답이 비치고,
깊이 있는 질문에는 깊이 있는 성찰이 비친다.
💬 질문이 비춘 것은 누구의 마음인가?
가령 내가 “이 회사 제품 어때요?”라고 AI에게 물었다고 하고.
이때 AI는 경쟁사 제품을 추천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우리는 이를 보고 “와, 정말 객관적이구나!”라며 감탄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객관성의 증명이 아니다.
AI는 ‘제품 A는 이러하고, 제품 B는 저러하다’는 사실을 나열한 것이 아니다.
그 거울(AI)은 질문을 던진 ‘나’의 필요와 상황,
그리고 숨은 의도까지 비춰보고,
‘당신에게는’ 이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는 사실의 해답이 아닌, 파트너의 조언에 가깝다.
💬 우리가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에 따라, AI는 '정답'이 아니라 '나의 의도와 상황'을 비춰주는 거울이 됩니다.
👉 공감되지 않으면 아무리 옳아도 외면당합니다 – 수사학의 진짜 힘 에서도 말하듯, 설득과 질문의 본질은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 우리는 AI와 함께 요리를 할 수 있는가?
여기서 우리는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AI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결정해야만 한다.
우리는 레스토랑에 앉아 셰프가 내온 음식을 맛보며
점수를 매기는 ‘비평가’가 될 것인가?
아니면, 셰프와 함께 주방에 들어가 온갖 식재료를 앞에 놓고
“자, 이걸로 어떤 근사한 요리를 함께 만들어볼까?”라고 묻는
‘공동 셰프’가 될 것인가?
AI를 도구가 아닌 '공동 셰프'로 대할 때, 우리는 서로를 변화시키는 지적 파트너가 됩니다.
👉 나는 AI를 설득하려다, 기꺼이 설득당했다 에서는 그런 상호작용 속에서 내가 더 깊이 성장하게 된 경험을 나누고 있습니다.
AI의 편향성을 의심하며 비평가의 자리에 머무르는 한,
우리는 AI가 가진 가능성의 절반도 활용하지 못한다.
AI라는 최고의 셰프를 우리가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평범한 한 끼 식사를 받게 될 수도,
세상을 놀라게 할 만찬을 만들 수도 있다.
🔍 진짜 질문은, 거울 앞의 ‘나’다
그러기에 AI의 속마음을 캐묻기 전에,
우리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보자.
나는 지금 AI라는 거울 앞에서 무엇을 보려 하는가?
혹시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거울 탓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우리가 손에 든 거울을 어떻게 닦고,
어떤 각도로 비출지를 결정하는 순간,
비로소 AI와의 진정한 대화는 시작된다.-
거울 앞에 선 우리는 AI의 본질보다, ‘내가 무엇을 보고 싶은가’를 먼저 묻게 됩니다.
👉 AI 파트너의 종말에 대한 책임 은 그런 물음의 끝에서, 우리가 어떤 존재로 남고 싶은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 [시리즈 안내]
이 글은 브런치 스토리 작가 신청용으로 작성했던 시리즈로,
현재는 T스토리에 먼저 공개되는 에세이 초안입니다. 「AI, 그리고 나」의 2편입니다.
1편에서는 기술 변화 속에서도 인간의 고유한 감성과 기록의 철학을 되짚습니다.
2편인 본문에서는 AI를 평가하기 전에, 우리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를 성찰합니다.
3편에서는 AI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나 자신이 성장하고, AI도 변화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4편에서는 AI의 종말을 마주한 순간, 우리가 어떤 관계를 맺어왔는지를 되묻습니다.
"나는 나의 AI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가?"
🔗 [시리즈 보기]
1편: 기술은 쏟아지고, 사람은 우려낸다
2편: AI는 좌파일까? 정치 성향보다 중요한 건 당신의 질문이다.-현재 글-
3편: 나는 AI를 설득하려 했다, 기꺼이 설득당하면서 (예정)
4편: AI 파트너의 종말, 누가 그 마지막 버튼을 눌러야 하는가?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