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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치유와 식치

회복되지 않은 뇌 1편 | 우리는 뇌를 너무 오래 사용해왔다

 

 

치매는 노화가 아니라, 회복 없는 과사용의 결과일 수 있다

정돈된 실내 공간에서 배경음이 켜진 채 멈추지 않는 일상, 쉬는 것처럼 보이지만 뇌는 계속 작동하는 현대인의 생활 환경을 상징한 이미지

 

 

사람들은 집에 있어도 쉼을 갖지 않는다.
텔레비전이 켜져 있고, 유튜브가 흘러나오며, 라디오는 배경음처럼 붙어 있다.
화장실에 들어가서도 손에는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의식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뇌는 그 모든 소리를 처리하고 있다.

 

우리는 이 상태를 ‘휴식’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뇌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는 지속 가동 상태에 가깝다.


모든 기관에는 ‘사용량’이 아니라 ‘회복 리듬’이 있다

엔진에는 주행거리 수명이 있고,
배터리에는 충·방전 사이클이 있다.

 

심장은 박동 횟수의 총량을 가지며,
췌장은 과도한 분비가 반복되면 염증과 종양의 위험이 높아진다.

 

이때 문제는 단순한 사용이 아니다.
회복 없이 사용이 반복되는 구조다.

 

밤늦게 음식을 먹고 잠들면,
몸은 자고 있어도 췌장은 쉬지 못한다.

 

이런 상태가 장기간 반복되면,
그것은 ‘노화’가 아니라 과부하의 누적 결과에 가깝다.

 

그렇다면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왜 뇌만 예외라고 생각하는가?


뇌는 자는 동안 쉬지 않는다 — 다만, 일의 종류가 바뀔 뿐이다

뇌는 수면 중에도 활동한다.
그러나 그 활동은 입력과 판단이 아니라
정리, 삭제, 통합, 청소에 가깝다.

 

문제는 현대인의 수면 구조다.

 

우리는 밤 12시에서 2시 사이,
가장 깊고 회복 밀도가 높은 수면 구간을
영상, 스마트폰, 자극으로 사용한다.

 

그 이후 낮에 잠을 보충한다.
시간은 채워진다.
그러나 수면의 질은 보충되지 않는다.

 

수면은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리듬과 순서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기대수명 초과’보다 더 중요한 문제

치매를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 나이가 들어서
  • 유전 때문에
  • 어쩔 수 없이

그러나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우리는 뇌를 너무 오래 사용한 것이 아니라,
너무 오래 쉬게 하지 않았다.

 

뇌는 하루도 멈추지 않는다.
정보 입력은 계속되고,
자극은 차단되지 않으며,
완전한 침묵은 사라졌다.

 

이 상태에서 나타나는 기억 소실과 혼란은
‘고장’이라기보다
처리 중단에 가까운 반응일지도 모른다.


치매를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면

이 관점에서 치매는
단순한 퇴행이 아니라
회복 실패의 결과다.

  • 기억을 지우는 것은 고장이 아니라 차단일 수 있고
  • 혼란은 무질서가 아니라 과부하의 표현일 수 있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문명의 생활 방식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는 언제 뇌를 쉬게 했는가

우리는 위에게 공복을 주고,
근육에게 휴식을 주고,
심장에게 잠을 준다.

 

그러나 뇌에게는 무엇을 주었는가.

 

배경음.
자동 재생.
끝나지 않는 자극.

 

이 글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다만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언제,
뇌를 아무 일도 하지 않게 두었는가.


치매를 노화가 아닌 ‘회복 없는 뇌 과사용’의 결과로 재해석하는 철학적 에세이.

 



📚 Notes & References

  1. Xie L. et al., Sleep Drives Metabolite Clearance from the Adult Brain, Science, 2013.
    – 수면 중 뇌의 정리·청소 기능(글림프 시스템)에 대한 핵심 연구.
  2. Walker M., Why We Sleep, Scribner, 2017.
    – 수면 리듬과 기억·정서 회복의 관계를 다룬 대표 저작.
  3. Sapolsky R., Why Zebras Don’t Get Ulcers, Holt Paperbacks.
    – 만성 자극과 스트레스가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
  4. 허준, 『동의보감』
    – 병을 ‘외부 사건’이 아닌 ‘회복 실패의 누적’으로 보는 동양의학적 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