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지식보다 감이 먼저다.— 삶에서 시작된 감각의 자기교육
■ 감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다
"감이 좋다"는 말, 우리는 종종 듣고 말합니다.
그런데 감(感)은 단순한 재능일까요? 아니면 훈련의 결과일까요?
감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삶을 통과하며 길러지는 자기 내면의 교육입니다.
즉, 감은 몸의 감각이 기억한 인생의 누적치이며, 지식 이전에 작동하는 방향성 감지 능력입니다.
어린아이는 감으로 세상을 인식합니다.
엄마의 얼굴, 손길, 목소리 — 이 모든 것에서 아기는 의미를 읽어내며 살아냅니다.
그런 감은 후천적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장하면서 억눌리고 잊히는 것일 뿐입니다.
"모든 어린이는 예술가입니다. 문제는 그가 자라면서 어떻게 예술가의 모습을 유지하느냐입니다."
— 파블로 피카소
예술가란 감각을 살아 있는 형태로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감의 예술가로 성장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 지식과 감의 순서: 지식은 설명하고 감은 방향을 잡는다
우리는 교육을 통해 많은 정보를 배웁니다.
그러나 방향을 잃은 지식은 스스로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반면, 감은 스스로 설명되지 않아도 방향성을 드러냅니다.
"왜 그 선택을 했어요?"
"그게 맞다는 감이 있었어요."
지식은 감을 보완하는 도구입니다.
감은 방향을 정하고, 지식은 길을 밝혀주는 손전등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삶에서 반복적으로 체험하고 곱씹은 경험들은,
마치 대충 놓여진 삶이라는 지도를 앞에 두고 우리 안의 감이라는 나침반을 조율하며 방향을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감을 정렬하고 삶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게 해주는 교육의 도구가 됩니다.
■ 감의 자기교육: 감은 정보로 훈련되지 않고, 삶의 경험 속에서 스스로 길러진다
감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자랍니다:
- 직접 부딪히는 삶: 이론이 아닌 삶의 반복적인 선택과 실패
- 감각의 메모화: 불쾌함, 기쁨, 찜찜함 등의 정서적 감응에 주목하기
- 자기 반성의 시간: 감이 왜 좋았는지, 왜 틀렸는지 되묻기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반복적으로 상처를 받았을 때,
그는 점점 자기만의 ‘위험 신호’를 감각으로 기억하게 됩니다.
그건 지식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감으로 남습니다.
이것이 바로 ‘감의 자기교육’이며,
지식 이전의 사유 구조를 몸으로 설계하는 작업입니다.
🔍 감이 생존 본능이라는 관점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14편 – 감은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다]에 담겨 있어요.
■ 실존적 지혜로서의 감: 정보 홍수 시대에 나를 지키는 기술
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정보를 보고 듣고, 판단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이 많다고 해서 삶이 나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정보는 당신의 상황을 설명하지만,
당신의 결정을 대신하지는 못합니다.
반면 감은 이렇게 말합니다:
"이 정보는 지금 너의 삶과 맞지 않아."
"이 말은 옳지만, 지금은 하지 마."
"이 기회는 좋아 보여도, 넌 준비되지 않았어."
감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삶 전체에서 나만의 리듬과 진동을 조율하는 실존의 레이더입니다.
■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 그러나 아무나 유지할 수 없는 감
좋은 감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건 책을 많이 읽은 사람도, 학위가 많은 사람도 아닙니다.
그건 삶의 상황을 충분히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자기만의 감각으로 삶을 조율해본 사람입니다.
- 아이를 키우며 감을 기른 부모
- 수많은 환자를 만난 간호사
- 하루 종일 고객을 응대하는 편의점 점장
-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배달 기사
이들은 모두 자기만의 방식으로 감을 훈련해온 전문가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감’을 더 이상 신비한 재능이라 부르지 않아야 합니다.
감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누구나 길러야 할 생존의 언어입니다.
🔄 감각의 실천법이 궁금하다면 [16편 – 감을 루틴으로 만들다]를 확인해보세요.
■ 이 시리즈는 당신을 그렇게 부릅니다
이 시리즈는 당신에게 어떤 노하우를 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 안에 이미 살아있는 감의 언어를 다시 발견하게 돕는 여정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당신의 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세상이 너무 시끄러웠던 것뿐입니다.”
이제,
정보보다 감에 귀를 기울이는 삶으로 한 걸음 나아가봅시다.
지식은 나를 설명하지만,
감은 나를 지키고 움직이는 본능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감을 삶의 루틴과 실천으로 녹여내는 방법을 다룹니다.
그 전에,
당신의 감을 살아낸 경험을 한번 메모해보세요.
그게 바로, 당신만의 훈련이 시작되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 참고자료 및 연결 도서 (국내 서점 기준)
-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리사 펠드먼 배럿
출판사: 더퀘스트 (2018)
➤ 감정과 감각, 감정의 형성 원리를 신경과학과 심리학적으로 설명 - 『느낌의 진화』 – 안토니오 다마지오
출판사: 동녘사이언스 (2002)
➤ 감정과 자기 인식, 생존 본능과 감의 관계 탐구 - 『생각에 관한 생각』 – 대니얼 카너먼
출판사: 김영사 (2012)
➤ 직관(빠른 사고)과 이성(느린 사고)의 역할 비교 분석
각 도서는 YES24, 알라딘 등 주요 서점에서 확인 가능합니다.